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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에 인문학

《닫힌 방》 “타인은 지옥이다”

by 사마견우 2024.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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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의 《닫힌 방》: 타인은 왜 지옥인가?🔹


장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의 희곡 《닫힌 방》(Huis Clos)은 그의 실존주의 철학을 생생하게 담아낸 작품으로,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유명한 구절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희곡은 1944년에 발표되어, 인간 존재의 본질과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깊은 철학적 통찰을 제공합니다.

# 줄거리 개요


희곡은 세 명의 인물이 지옥에서 한 방에 갇히면서 시작됩니다. 그들은 각각 자신이 지옥에 온 이유를 숨기고 있으며, 서로의 죄와 죄책감을 탐구하며 갈등을 빚습니다.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가르생(Joseph Garcin) : 비겁한 행동과 비열한 성격으로 지옥에 온 남성.
- 이네즈(Inès Serrano) : 잔인하고 자기중심적인 여성으로, 타인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을 즐깁니다.
- 에스텔(Estelle Rigault) : 외모에 집착하며, 자신의 죄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 여성.

이들은 서로를 통해 자신의 죄를 직시하게 되며, 결국 타인이 지옥임을 깨닫게 됩니다.

# 주요 주제와 철학적 개념


- 타인은 지옥이다

사르트르의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문장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타인과의 관계를 설명하는 핵심 개념입니다. 그는 타인이 우리를 사물로 고정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봅니다. 즉, 타인의 시선은 우리를 특정한 역할이나 정체성으로 규정하고, 이는 우리의 자유를 제한합니다. 예를 들어, 문구점에서 물건을 훔친 아이는 '도둑'이라는 정체성으로 고정됩니다. 타인의 판단이 개입될 때, 우리는 더 이상 자유로운 존재가 아니라, 타인의 눈에 비친 '대자(對者)'로서 존재하게 됩니다.

- 즉자와 대자

사르트르는 세상을 '즉자(卽者)'와 '대자(對者)'로 구분합니다. 즉자는 항상 그 자체로 존재하는 사물의 존재 방식을 의미합니다. 반면, 대자는 그 자체로 존재하지 않는 인간의 존재 방식을 뜻합니다. 인간은 매 순간 다르게 존재하며,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창조해 나갑니다. 그러나 타인은 우리를 사물로 고정시키려 하며, 이는 우리의 실존을 방해합니다.

-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

사르트르는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고 주장합니다. 인간은 어떤 본질적 성질을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과 행동을 통해 본질을 형성해 나갑니다. 이는 인간이 본질적으로 자유로운 존재임을 의미하며,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 만들어 나갈 책임이 있음을 강조합니다.

# ‘표상’으로 존재하는 주체


사르트르는 타인이 우리에게 특정한 역할을 요구하는 '표상' 개념을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종업원, 학생, 연설자 등 특정한 역할을 수행하며, 이는 사회적 기대와 규범에 따라 행동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이러한 '표상'은 우리의 본질적 자아를 반영하지 않으며, 단지 사회적 요구에 따른 행위일 뿐입니다. 인간은 결코 행위나 태도로만 규정될 수 없는 복합적 존재입니다.

# 지옥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태도


사르트르는 타인과 사회가 우리의 실존을 방해하는 지옥임을 인식하면서도, 이 속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신의 존재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닫힌 방》의 인물들은 지옥에서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결국 타인과 함께 지옥 속에서도 살아가기로 결정합니다. 이는 타인과의 관계를 외면하지 않고, 그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찾으려는 태도를 강조합니다.

# 앙가주망(Engagement)


사르트르는 거리의 철학자로 불리며, 현실 참여 지식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갔습니다. '앙가주망(engagement)'은 그의 철학적 신념을 잘 드러내는 개념으로, 그는 철학과 사유가 현실 속에서 실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리는 하나의 닫힌 방과 같은 사회 속에서 타인과 불가피하게 접촉하며, 자발적으로 함께 살아갑니다. 사르트르는 "타인은 우리에게 지옥이지만,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데 분명한 역할을 한다"고 말합니다. 타인의 시선을 통해 우리는 자기 이해와 실존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 결론


장폴 사르트르의 《닫힌 방》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타인과의 관계를 깊이 있게 탐구한 작품입니다.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유명한 구절은 인간의 자유와 타인의 시선이 어떻게 우리의 실존을 방해하는지를 설명합니다. 그러나 사르트르는 타인과의 관계를 외면하지 않고, 그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작품은 우리의 삶 속에서 자유와 책임, 자기 이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독자들은 사르트르의 《닫힌 방》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복잡성과 타인과의 관계를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우리 모두가 자신의 실존을 찾아가는 여정에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는 철학적 걸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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