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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나의 갱년기

by 사마견우 2024.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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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 인생에서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경험을 나누려고 합니다. 바로 ‘갱년기’ 이야기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갱년기란 단어는 어머니나 이모들, 나이 든 여성분들에게만 해당되는 줄 알았는데요, 저에게도 찾아왔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정말 놀랐습니다.

처음에는 전혀 몰랐어요. 명절이 끝나고 갑자기 몸살감기가 찾아왔죠. 그때만 해도 단순한 감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감기가 나은 뒤에도 계속 몸이 이상하더라고요. 두통이 자주 오고, 소화도 잘 안되고, 가끔씩 얼굴이 화끈거리고, 이유 없이 짜증도 많이 났어요. 그때는 다들 코로나 후유증일 수도 있다고 하길래, 저도 그 정도로 생각했죠. 그런데 이 이상한 증상들이 계속되니까 집사람이 저를 데리고 병원에 갔습니다.

병원에 도착해서 증상을 설명했더니, 의사 선생님이 저를 한참 보시더니 이런 말을 하더군요.

“갱년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처음엔 정말 귀를 의심했어요. ‘갱년기라고요? 남자도 갱년기가 있나요?’라고 물었을 정도로요. 정말 생각지도 못한 말이었어요. 솔직히 조금 창피하기도 했습니다. 남자가 갱년기라니, 그게 무슨 말인가 싶었죠.

하지만 의사 선생님은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남성도 나이가 들면서 호르몬 변화가 생기고, 그로 인해 여러 가지 신체적, 정신적 변화가 올 수 있다고요. 그 말이 참 충격적이면서도 이해가 됐어요. 지금까지 있었던 여러 이상한 증상들이 한 방에 설명이 된 거죠.

그 뒤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뭐라고 대처해야 할지 감이 안 오더라고요. 솔직히 몸이 아프다거나 피곤할 때는 그저 쉬면 나아지겠지 싶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게 아니었으니까요.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저 스스로가 부끄러워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겠다는 점이었죠. 남자가 갱년기라니, 말하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일상을 이어갔죠. 하지만 예전과는 뭔가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일도 예전처럼 집중이 잘 안 되고, 자꾸 신경이 예민해져서 주변 사람들에게 짜증을 내게 됐습니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엔 ‘내가 이렇게 변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집에서는 가족들이 예전처럼 편하지 않게 느껴졌고, 혼자만의 시간을 더 많이 찾게 됐습니다.

갱년기라는 걸 받아들이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전까지는 그냥 나이 들어서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정도로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남성도 갱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야 제 몸의 변화를 인정하게 된 것 같아요.

혹시 저와 같은 경험이 있으신가요? 혹은 아직도 저처럼 갱년기를 겪고 있다고 믿기 어려우신가요? 처음엔 저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이건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갱년기를 인정하고 나니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습니다.

다음번에는 제가 어떻게 이 시기를 보내고 있는지 더 이야기를 나눌게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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