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와 고전이야기 1

중국 고전을 바탕으로 한 고사성어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번에는 '동문서답(東問西答)'이라는 고사성어에 대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개요:
동문서답(東問西答)은 '동쪽을 물었는데 서쪽을 대답한다'는 뜻으로, 질문의 요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엉뚱한 대답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고사성어는 중국 춘추시대의 역사서인 「좌전(左傳)」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의미:
동문서답은 질문과 대답이 서로 맞지 않는 상황을 표현합니다. 주로 대화 상대방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의도적으로 질문을 회피할 때 사용됩니다. 현대에는 논점을 벗어난 대답이나 상황에 맞지 않는 행동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도 쓰입니다.

설명:
동문서답은 네 글자로 이루어진 사자성어입니다:
- 동(東): 동쪽
- 문(問): 묻다
- 서(西): 서쪽
- 답(答): 대답하다

직역하면 '동쪽을 물었는데 서쪽을 대답한다'는 뜻으로, 질문의 내용과 전혀 관계없는 대답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래:
동문서답의 유래는 중국 춘추시대의 역사서인 「좌전(左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좌전」의 '선공 15년(宣公十五年)' 편에 기록된 일화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기원전 594년, 진(晉)나라의 대부 서괴(徐鮭)가 정(鄭)나라에 사신으로 갔습니다. 그는 정나라 대부인 자산(子産)에게 진나라의 군주인 영공(靈公)에 대해 물었습니다. 당시 영공은 무도한 군주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서괴가 "우리 군주께서 정나라와 좋은 관계를 맺고 싶어 하십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자산은 직접적인 대답을 피하고 "동쪽에 좋은 땅이 있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서괴는 자산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다시 물었습니다. "제가 묻는 것은 우리 군주에 관한 것입니다. 왜 좋은 땅 이야기를 하시는 것입니까?"

자산은 다시 "서쪽에도 좋은 땅이 있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서괴는 더욱 혼란스러워졌고, 결국 자산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 채 돌아갔습니다.

사실 자산의 대답은 깊은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는 영공의 무도함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대신, 간접적으로 "좋은 땅이 있으니 그곳을 다스리는 데 집중하라"는 의미로 대답한 것입니다. 즉, 영공의 행동을 바로잡으라는 충고였던 것입니다.

이 일화는 표면적으로는 질문과 대답이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대화의 예시가 되었습니다. 후대에 이 표현이 와전되어 '엉뚱한 대답'을 의미하는 동문서답이라는 고사성어가 만들어졌습니다.

현대적 의의:
오늘날 동문서답이라는 표현은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됩니다. 정치인들의 회피성 답변, 면접에서의 부적절한 대답, 또는 일상 대화에서의 오해 등을 표현할 때 자주 쓰입니다.

이 고사성어는 우리에게 효과적인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상대방의 질문이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대답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합니다.

또한, 때로는 자산처럼 직접적인 대답 대신 우회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도 시사합니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의사소통 방식을 선택하는 지혜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결론:
동문서답은 단순히 '엉뚱한 대답'을 넘어, 효과적인 의사소통의 중요성과 상황에 따른 적절한 대화 기술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고사성어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의사소통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는 가운데, 이 고사성어는 우리에게 귀중한 교훈을 전해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