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일주일이 미뤄졌을 뿐이야!”
로또 번호가 하나씩 발표될 때마다 손에 땀을 쥐고 기다리던 남편이, 결국 또다시 낙첨된 로또 용지를 내려다보며 힘차게 외쳤다.
그 말투는 마치 운명의 장난이 잠시 그의 성공을 지연시켰을 뿐이라는 듯, 자신은 여전히 인생의 승리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고 확신하는 듯했다.
그러나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생각했다.
“일주일이 미뤄진 게 아니라, 벌써 500주가 지나갔다고…”
나는 한숨을 쉬며 남편을 바라봤다. 한없이 낙천적이고, 지나칠 정도로 긍정적인 남자.
로또만이 아니다. 그는 언제나 ‘이번에는 될 거야’라는 신념으로 살았다.
코인을 투자할 때도, ‘이건 무조건 오를 종목’이라고 장담했고,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발견할 때마다 ‘이번이야말로 대박’이라며 눈을 빛냈다.
결과는?
전 재산을 탕진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수준.
그런데도 그는 포기하지 않는다.
“희망을 잃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거야!”
그러면서 오늘도 그는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헛된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현실적인 아내로서, 그 헛된 도전에 제동을 걸어야 하는 숙명을 지닌 사람.
하지만 그를 완전히 말릴 수도 없다. 왜냐하면, 그렇게나 철없는 남편이지만, 어쩐지 미워할 수 없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로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채로 한 집에서 살아가고 있다.
하나는 대책 없는 긍정주의자, 다른 하나는 냉혹한 현실주의자.
그런 우리가 함께하는 일상은 충돌, 갈등, 그리고 때때로 웃음과 사랑이 뒤섞인 전쟁 같은 날들이다.
이제, 그 전쟁의 기록을 여러분과 나누려 한다.
당신은 우리를 보며, ‘내 남편도 이렇다’라며 공감할 수도 있고,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우리의 이야기는 결코 평범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자, 이제 대책 없는 긍정주의자의 500번째 도전기, 그 파란만장한 연대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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