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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自作

윤슬

by 사마견우 2026.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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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오병욱


빛이 물을 건드릴 때  
물은 아프다 하지 않고  
온몸으로 흔들리며 반짝인다

나는 오늘도  
파도에 닳아 사라지는 줄도 모르고  
출근길 신호등 앞에 서 있었다  
어깨 위에 내려앉은 하늘의 무게를  
끝내 하늘이라 부르지 못한 채

저 바다는 안다  
폭풍이 지나간 자리에  
더 깊은 고요가 스민다는 것을  
흔들리는 것들만이  
끝내 빛의 쪽으로 몸을 기울인다는 것을

네가 내 이름을 불렀을 때  
나는 처음으로 내가 되었다  
그 한 음절이  
천 번의 파도보다 깊이  
나를 건져 올렸다

밥상 앞에 모인 손들을 보라  
거칠어진 것들끼리  
서로의 온기를 다 알지 못한 채 닿아 있다  
그 모름마저  
오래된 사랑의 다른 이름이었다

우리는 서로의 깊이를 재지 않고  
그냥 함께 출렁이며 살아왔다  
그것이 바다였고  
그것이 집이었다

잊고 사는 것들이 있다  
숨 쉬는 일처럼  
네가 거기 있는 일처럼  
너무 익숙하여 가장 먼저  
물 위에 부서지는 것들

어둠이 내려앉은 수면 위로  
달이 손을 내밀면  
물결은 기억한다  
한때 얼마나 많은 것들이  
지금의 이 고요를 위해 흘러왔는지를

나도 너도  
파도에 지워지고 또 쓰였던 이름들  
그 이름들이 서로를 비추어  
오늘 밤 이 강 위에  
부서지지 않는 빛의 조각들이 떠 있다

반짝임은 상처 없이 오지 않는다  
그러나 빛은  
언제나 물 위에서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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