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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도시에는 그늘조차 한 뼘도 없다,
타오르는 해가 모든 것을 무색하게 만드는 시간,
빛조차 도망치지 못한 이 정오의 무대.
구름은 더 이상 이 땅을 찾지 않고,
시든 나뭇잎들은 바람에 날릴 꿈조차 잃었다.
한때 생명의 젖줄이던 강물은
마른 기억 속에서만 흐르고 있다.
언젠가, 우리가 쌓아올린 도시의 벽들이
하늘을 찌를 만큼 높아졌을 때,
자연은 뒤로 물러나며
마지막 그림자를 거두어 갔다.
탐욕의 나무는 자라면서
우리를 품어줄 그늘을 삼키고,
결국 스스로를 태우며
모두를 태양 아래 남겨두었다.
이제 우리는 매일 한낮의 열기 속에서
어두운 어제를 찾아 헤맨다.
그늘을 잃은 도시,
무언가를 잃어버린 것 같지만
아무도 그것이 무엇인지 묻지 않는다.
한낮의 도시,
그곳에 남은 것은
마지막 불타는 빛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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