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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自作

연꽃 옆에서

by 사마견우 2024.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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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옆에서

한 송이 연꽃이 피어 있는 것을, 나는 가만히 바라보았네.
무심한 듯 그저 물 위에 떠 있을 뿐,
그것은 아무 말 없이 세상의 이치를 담고 있었네.
그리하여 나의 마음은 어느새 그 연꽃 곁으로 다가갔네.

연못 위에 피어난 그 한 송이 연꽃은
물결을 두드리며 살며시 그 자태를 드러냈고,
그 속에 숨겨진 노란 빛은
마치 세상 모든 것의 끝과 시작을 아우르는 듯했네.
차분히 가라앉은 물결 속에서
그 고요함을 어루만지며
나는 이내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네.

아, 그러나 연꽃은
그 자리에 있으면서도 스스로 피어난 것이 아니었네.
밤낮으로 찾아오는 바람과 비,
햇살과 물방울의 손길들이
그 연꽃을 향하여 스며들어
마침내 그 자태를 피워낸 것임을 나는 깨달았네.

그러나 나는 알지 못했네.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도
그와 같이 무언가가 피어나고 있었음을.
나도 이 연꽃처럼
조용히 세상에 내어줄 무언가를 품고 있었음을.

연꽃 옆에서, 나는 깨달았네.
우리 모두는 스스로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바람과 햇살을 받아
조용히 꽃을 피워내는 존재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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