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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발톱 깎기도 힘든 날

by 사마견우 2025.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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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온 발톱 깎기의 순간. 한때는 아무렇지도 않게 해내던 일이 이제는 하나의 도전이 되어버렸다. 거울 속의 내 모습을 보니, 왜 이렇게 되었는지 한숨이 절로 나온다.

"에이, 어제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배는 부풀어 오르고, 허리는 굽어지고, 손가락은 뻣뻣해진 채로 발톱과의 실랑이가 시작된다. 한때는 유연했던 내 몸이 이제는 마치 굳어버린 고무장갑처럼 뻣뻣하기만 하다.

발톱을 깎으려 몸을 숙이는 순간, 배는 마치 반항하듯 앞으로 튀어나와 무릎과 충돌한다. 한 손으로는 배를 살짝 위로 밀어올리고, 다른 손으로는 발톱깎이를 잡고... 이 모든 동작이 마치 서커스의 곡예사처럼 느껴진다.


"헉... 헉..."

겨우 한쪽 발톱을 깎고 나면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힌다. 옆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아내는 피식 웃으며 "여보, 내가 깎아줄까?" 하고 묻는다. 하지만 이건 자존심의 문제다. 아직은... 아직은 내가 할 수 있다.

문득 20년 전, 한 손으로 발가락을 잡고 다른 손으로는 휴대폰을 보며 발톱을 깎던 시절이 생각난다. 그때는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나는 참 대단했다.

이제는 발톱 깎기 전에 준비운동을 해야 하고, 깎고 나면 허리 스트레칭도 해야 한다. 심지어 어떤 날은 발톱 깎기를 내일로 미루고 싶은 유혹과 싸워야 한다. 하지만 이런 나의 모습도, 어쩌면 인생이라는 긴 여정의 한 페이지일 뿐이다.

중년의 삶이란 이런 것이다. 한때는 쉽게 할 수 있었던 일들이 이제는 작은 도전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도전하고, 때로는 웃으며, 때로는 한숨 쉬며 이 시간을 살아간다.

발톱 깎기가 끝난 후, 거울 속의 나를 다시 본다. 이마의 주름, 살짝 튀어나온 배... 하지만 이런 모습도 꽤 괜찮다. 적어도 아직은 내 발톱은 내가 깎을 수 있으니까.

"자, 이제 다른 쪽 발도 해볼까..."

한숨과 웃음이 섞인 채, 오늘도 나의 소소한 도전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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