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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自作

文選

by 사마견우 2025.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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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選

한 자, 한 자
마음의 활자를 집어 올린다
오랜 생각 속에서
묵직하게 주조된 말들

핀셋처럼 조심스러운 손끝으로
무심한 문장을 조율하고
의심 많은 눈으로
쉼표 하나의 자리까지 고민한다

띄어쓰기 하나에도 숨이 멎고
행간마다 의미가 번져
묵묵히 조판틀에
나를 눕힌다

모든 말은 이미 있었지만
내가 짠 이 배열은 단 한 번
잉크보다 짙은 마음으로
한 페이지의 세상을 찍는다

누군가 그 페이지를 넘길 때
나는 거기에 있다
보이지 않아도
가장 깊이 눌린 음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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