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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연수기

일본연수 마무리

by 사마견우 2024.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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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날
잠결에 찬기가 들어 일어나보니 옆자리의 박준영과 백종준이 나란히 누워 내 이불을 모조리 끌어 덮고 있는 것이었다.
덕분에 눈이 뜨여 내려간 거실엔 오사카생협 전·현 이사장님들이 지난밤의 잔재들을 치우고 계셨다.
어쩌면 울 나라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 모습들이라 생경해 보였지만 그때까지도 취기가 들깬 상태라서 아무렇지 않게 보였다. - 그래도 무언가 부담스런 권위 없이 보이는 모습은 참 보기 좋아보였다.
얼떨결에 일상적인 습관대로 설거지를 한 것이 이내 후회가 되었다.
설거지 그 끝이 없이 20여분을 하다보니 이거 괜히 시작했구나 하는 후회와 함께 취기가 깨지기 시작했다.
헌데 그 일이 끝나자 다 먹은 캔맥주 모음을 들고나가시는 야마구치 이사장님을 쫓아가보니  그걸 일일이 발로 밟아 부피를 줄이시는 것이었다. 그러니 나도...
그러구나서도 음식쓰레기는 대나무숲 가운데 음식물 발효통으로 가져가 버리니 할머니 다치실까봐 들다 허리 삐끗!!! 그 덕에 술은 다깼다.*^^*
돌이켜 생각해 보았다.
고마즈씨의 휴대용 재떨이, 전·현직 이사장님의 솔선수범, 또한 전·현직 이사와 간부들의 순환근무(임직원 퇴임 후 허드렛 일을 다시 하는)를 통한 조직관계 속의 자연스런 화합.
실천적이고 실재적인 활동이 그들의 저력임을 새삼 알게 되었다.
일단의 정리를 끝내고 일행들의 아침 준비를 위해 김치찌개며 조랭이 미역국 등을 준비하여 챙겨주셨다.
귤농장 견학을 위한 출발시간이 다 되어서야 일어난 종준과 준영에게 이불을 빼앗어가 아침잠을 못 잤다고 따져 물었더니 준영曰 
“형! 나한테 감사해! 해코지 당할까봐 내가 형 옆에서 자준 거야!”
‘이게 뭔 말이냐?’
얘기인 즉은 어젯밤으로 돌아간다.
1차 회식이 끝나고 2차 간담회 자리에서 거나하게 취한 종준은 취기를 깨고자 밖에 나간 것이 그만 땅바닥에 슬라이딩을 하고 일어나 기댄다는 것이 고마즈씨가 운전한 봉고차 표면에 흙칠하고 그러는 것을 데려와 이층 숙소에 올렸더니 다시 내려와 용덕과 함께 올려놓기를 두어 번..
그러다 지쳐 제발 자라고 했더니 술이 안 깨 그러니 술이 깰려면 신체의 일부인 Fier ball을 만져줘야만 깬다는 얘기에 준영은 실행을 하고...
그러다 잤대나?
종준의 상태로 봐 옆에 두고 재우다가 내가 봉변을 당할까봐 걱정이되 사이에서 지가 잤대나 뭐라나?
그래서 305호 변태쉐이들이 같은 이불을 덮고 하룻밤을 보냈으니...원!!!
준영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영 찝찝한 기분이 드는 건 왜 그럴까?
아침을 먹고 나온 협동의 집 주변의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포탄 맞은 자리처럼 움푹 들어간 분지형태의 동네에다 산 너머에는 바다가 보이는 보기 드문 고장이었다.
또한 귤 재배지라서 그런지 온통 보이는 것이 귤나무들 뿐이 었다.
맑은 공기에 아름다운 풍광은 한동안 나를 꿈속에 머물게 하였다.
아침을 다 끝낸 일행은 야마구치이사장님의 일행과 작별을 고하고 탈렌트 이민우를 닮은 梶
本씨의 귤밭으로 떠났다.
나무마다 주렁주렁 달린 탐스러운 귤들을 보며 멋있고 이쁘다는 생각보단 맛있고 먹음직스럽다는 지극히 짐승적인 욕구의 방문이라 오로지 먹어보라 하기만을 바라는 시간이었다.
- 나만 그랬나?*^^*
‘일본에서나 한국에서나 농촌의 고령화는 문제로구나!’하는 걱정에 공감하며 감사히 먹는 귤 입!
오이시이~~~!!!
梶本씨 댁에서 마신 귤즙 또한 오이시이~~~!!
그렇게 귤농장 방문을 마치고 귀국 비행기를 타기 전 머문 ‘마리나 유원지’
입장하자마자 울려퍼지는 ‘마구로’ 찬가에 놀라 쳐다보니 마침 참치 해부쇼가 시작되는 것이었다.
맨 조각난 모습만을 보다 온전한 몸을 해부하는 모습을 보니 충격 그 자체였다.
한동안 멍하고 정신없이 쳐다보다 정신을 차리고 일행을 찾느라 두리번...
점심으로 우동 한 사발...
출발까지 자유시간 한 시간...
그렇게 남은 일본에서의 반나절은 지났습니다.
간사이공항에서의 이별은 이은숙쌤의 아쉬움으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고국에 돌아가 팀원들이랑 먹고자 알뜰하게 구입하여 정성스레 챙겨놓은 그 정종을 굳이 화물취급 안하겠다고 가방에 넣고 오다 그만 딱 걸려버렸다.
그래서 계획도 없었던 선물을 김병진 선생님에게 해 버렸다.
난 비행기에서 먹고자했던 500ml 생수도 다 먹고 버리라는 명령(?)에 완샷!!! T.T
그렇게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어쩐지 꿈을 꾸는 듯 지낸 3박4일이 1시간 반의 비행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무엇 때문에 일본연수를 갔는지, 무엇을 보고 느껴보았는지 명료하게 정리되진 않았지만 서로가 한알 한알의 진주알처럼 빛나고 귀한 존재가 되어 서로가 꿰어져 만들어지는 새로운 화합체를 꿈꾸며 우리의 일본연수는 마무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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