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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自作72

시월의 마지막 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한 해의 끝자락이 보인다. 시월의 마지막 날, 가을의 정점에 서서 나는 잠시 걸음을 멈춘다. 단풍은 이제 절정을 지나 낙엽이 되어 거리를 수놓고, 차가워진 공기는 겨울의 전령처럼 내 뺨을 스친다. 시월의 마지막 날은 특별하다. 계절의 변화가 가장 선명하게 느껴지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아침저녁으로 코끝이 시려오고, 옷깃을 여미게 되는 이 시기에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온몸으로 느낀다. 봄날의 설렘과 여름의 열정을 지나, 가을의 풍요로움을 마무리하는 이 순간이야말로 일 년을 되돌아보기에 가장 적절한 때가 아닐까. 내게 시월의 마지막 날은 항상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마치 일기장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것처럼, 지나온 날들을 정리하고 다가올 날들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아침 출근길에 만.. 2024. 10. 31.
“앞으로의 인생, 새로운 선택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중년이 되면 자연스럽게 인생의 방향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정해진 길을 걸으며 안정된 삶을 위해 애써 왔지만, 때로는 그 길이 막막하게 느껴지거나 무겁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무언가 새로운 도전을 하거나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이 더 어려워 보일 수 있죠. 하지만, 지금까지 걸어온 길만이 답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몇 년 전, 저는 새로운 취미로 시작한 그림 수업에서 큰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일상의 스트레스를 덜어내기 위해 시작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림을 그리며 내가 느끼던 감정들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쌓여온 책임감과 사회적 기대에 압박을 느끼던 제가, 붓을 들고 캔버스 앞에 서는 순간만큼은 다른 세상에 있는 듯한 자유를 느꼈죠... 2024. 10. 20.
가을, 그대 곁에 머물다 가을, 그대 곁에 머물다 가을이 천천히 내리던 날, 우리는 마주 앉아 말없이 웃었다. 너의 웃음 속에 숨겨진 잔잔한 바람이 내 가슴을 어루만지고 우리가 함께 걷던 길, 낙엽이 수놓은 길목마다 너의 손을 잡고 싶었지만, 그저 옅은 미소로 대신할 뿐,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내 곁에 머물던 그대, 아무 말 없이도 모든 것이 따스했던 그 시간, 네 손끝에 닿던 순간의 설렘이 아직도 내 마음속에 머문다. 가을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그날의 우리를 떠올린다. 네 이름은 마치 시처럼 내 입술에 감겨 내려오고, 나는 다시금 그리움 속에서 너를 부른다. 시간이 흐르고, 세상이 변해도 우리의 가을은 영원히 그 자리에 머물러 바람결에 실린 너의 향기와 함께, 나는 끝없이 너를 사랑하리라. 2024. 10. 19.
가을비 가을비 가을비는 조용히 내리고 그대 이름을 속삭인다. 젖은 길 위에 남겨진 발자국, 우리의 추억처럼 희미해져 간다. 빗소리 속에 스며드는 그리움, 그대의 미소가 아련히 떠오르고 차가운 빗방울에 우리의 사랑은 사라져도, 나는 여전히 그대와 함께 걷는다. 2024. 10. 18.
“지금도 충분히 잘 살고 있어”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지만, 잠시 멈추고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때가 왔다. 정말 내가 쫓고 있는 것이 행복인지, 아니면 더 나은 삶이라는 목표에만 매달리고 있는지. 이미 내가 손에 쥐고 있는 것들을 다시 한 번 바라봐. 너무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사실은 내 삶을 지탱해주고, 소중한 행복을 선물하고 있을지 몰라. 예전엔 그렇게 싱겁다고 생각했던 엄마의 콩나물국이 그리워지는 것처럼, 평범했던 일상이 사라지고 나서야 그 가치를 깨닫는 순간이 오기 마련이야. 하지만 굳이 그때를 기다릴 필요는 없어. 지금 이 순간, 내가 가진 것들—건강, 가족, 안전한 환경—모두가 특별한 선물이라는 걸 알면 훨씬 더 큰 평온과 만족을 느낄 수 있을 거야. ‘더 나은 삶’을 꿈꾸는 건 나쁘지 않지만, 그 과정에서 현재의 나를 .. 2024. 10. 17.
연꽃 옆에서 연꽃 옆에서 한 송이 연꽃이 피어 있는 것을, 나는 가만히 바라보았네. 무심한 듯 그저 물 위에 떠 있을 뿐, 그것은 아무 말 없이 세상의 이치를 담고 있었네. 그리하여 나의 마음은 어느새 그 연꽃 곁으로 다가갔네. 연못 위에 피어난 그 한 송이 연꽃은 물결을 두드리며 살며시 그 자태를 드러냈고, 그 속에 숨겨진 노란 빛은 마치 세상 모든 것의 끝과 시작을 아우르는 듯했네. 차분히 가라앉은 물결 속에서 그 고요함을 어루만지며 나는 이내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네. 아, 그러나 연꽃은 그 자리에 있으면서도 스스로 피어난 것이 아니었네. 밤낮으로 찾아오는 바람과 비, 햇살과 물방울의 손길들이 그 연꽃을 향하여 스며들어 마침내 그 자태를 피워낸 것임을 나는 깨달았네. 그러나 나는 알지 못했네. 내 마음속 깊은.. 2024. 10. 16.
가을이 가면 가을이 가면 가을이 가면 우리는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붉게 물든 단풍잎 한 장 서늘한 바람에 흩날리는 추억 하나 청명한 하늘 아래 쓸쓸히 서있는 나무처럼 우리도 언젠가는 모든 걸 내려놓겠지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오겠지 그리고 또다시 봄이 올 거야 하지만 지금 이 가을은 다시 오지 않아 우리가 나눈 말 한마디 스쳐간 눈빛 하나 모두가 소중해 가을이 가면 무엇이 남을까 아마도 그리움 그리고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들의 향기 2024. 10. 5.
연꽃 봉오리 연꽃 봉오리 고요 속에서 속삭이는 작은 비밀, 잎새가 휘감은 초록 속에 숨결이 잠들어 있어. 아직은 닫힌 세상의 문, 그 너머에 숨겨진 이야기는 아직 아무도 듣지 못한 노래처럼. 한낮의 햇살이 살며시 다가오면 너의 속삭임은 차츰 선명해질 거야. 비밀을 풀어내는 그 순간, 빛은 더욱 눈부시고 향기는 멀리 퍼지겠지. 나도 너처럼, 내 안의 이야기를 품고 있어. 언젠가 세상에 펼쳐질 그날을 위해 내 마음 속 연못에 작은 물결을 일으키며 조용히 기다리고 있어. 2024. 9. 27.
지친 마음을 위한 작은 쉼표 오늘도 모든 감각이 날 삼키고 있는 것 같다. 내 안의 모든 촉각, 청각, 심지어 보이지 않는 불안들까지도 내가 피할 수 없을 만큼 날카롭고 선명하게 다가온다. 숨이 가빠지려는 순간, 나는 그 감각들을 억누르고 다시 일상 속으로 뛰어들어야만 한다. 늘 그렇듯이. 가정이라는 이름의 공간에서조차 나는 늘 책임감에 짓눌린다.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 그들의 기대. 그걸 외면할 수가 없다. 그런데, 사실은 나도 가끔은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다. 내가 아닌 누군가가 나를 챙겨주길 바라지만, 그런 순간은 좀처럼 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늘 그 자리에 서 있어야 한다. 가족을 위해, 내가 그들을 돌보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나 자신을 다그치면서. 직장에서는 또 다른 무게가 나를 누른다. 한없이 반복되는 .. 2024.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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